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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인물 23년 1월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와의 융합, 보건의료데이터로 맞춤형 의료 시대를 연다

관리자 │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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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현장에서 겪은 불편을 개선할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도전, 의료기술의 발전 돕는 ‘의사과학자’
박금현 기자 승인 2023.01.02 13:35
이정길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이노올쏘(유) 대표
의사과학자(physician scientist) 육성은 국가전략기술인 첨단 바이오산업 발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국가적 책무라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단어이지만 미국에는 연구와 진료를 병행하는 의사과학자가 매우 많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정형외과 의사들이 품고 있는 숙원사업인 손상된 스크류 제거 전용 드라이버로 ‘2022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정길 교수가 한국의 의사과학자로 눈길을 끈다. 임상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며 정형외과 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이 교수를 만났다.

이정길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이노올쏘(유)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정형외과 의사들의 도전적 과제, 손상된 스크류 ‘제거 전용 드라이버’ 2022 서울국제발명전시회 대상 수상
‘의사 발명가’로 알려진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정길 교수가 ‘제거 전용 드라이버(IOR series)’로 ‘2022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1등급 의료기기인 제거 전용 드라이버는 정형외과 수술용 금속 고정물 제거 수술 과정에서 손상된 나사를 쉽게 빼낼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다각 잠김 나사와 잠김 금속판은 정형외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술기구이지만 간혹 제거 과정에서 두 개의 금속이 분리되지 않아 제거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을 고민하던 이 교수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손상된 나사를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한 외과용 다각 잠김 나사 제거 장치를 고안하고, 2021년 3월 이에 관한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드라이버 다각확장부가 외경방향으로 확장되는 원리를 활용해 스크류 소켓과 드라이버 끝단의 유격을 줄이고, 마찰력을 증가시킴으로써 스크류 소켓의 손상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이미 손상된 스크류의 제거도 가능케 한 것이다. 스크류 소켓의 손상 정도에 따라 100% 제거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기존의 제거 방법에 비해 다루기 쉬운 것은 물론 시간을 절약하고, 합병증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거 전용 드라이버는 이러한 특허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제품이다. 이 교수는 처음 참가한 발명대회에서 예상 밖의 큰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다며, 기존과 달리 간단한 조작만으로 문제점을 해결하는 작동 원리를 전문심사위원들이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수술을 하다 보면 사람 뼈에 삽입 되어 있는 굉장히 단단한 티타늄 합금 소재의 나사 제거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스크류 소켓이 한 번 손상되면 제거가 쉽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20분이면 끝날 수술이 3시간씩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이러한 문제가 수술 시간은 물론 예후에도 영향을 미치다 보니 손상된 나사의 제거 전용 드라이버에 보내주시는 동료 의사분들의 반가움도 컸어요.”
손상된 나사를 제거하는 일은 정형외과 의사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도전적 과제였다. 이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통해 탄생한 제품의 성능이 개선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이 교수에게 크나큰 보람이자 기쁨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제품으로 만드는 작업은 즐거운 일이었다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며 제품의 성능을 높여가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교수의 아이디어를 듣고 시제품을 사용해본 정형외과 동료들이 제거 전용 드라이버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은 그가 제품 상용화의 속도를 높이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었다. 2022년 10월 대한정형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 마련한 부스에서 이루어진 제품 시연에도 긍정적 반응이 있었다. 이 교수는 제품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지금보다 더욱 개발,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정형외과 의사들의 오랜 숙원인 손상된 나사의 제거라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 말했다.
“제가 정형외과 의사이기에 실제 수술이나 진료에 사용되는 기구나 제품의 필요성과 개선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제거 전용 드라이버를 통해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만큼 향후 다른 혁신적인 제품의 제작에도 속도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혁신적 제품 개발과 생산으로 정형외과 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이노올쏘 유한회사 
제거 전용 드라이버가 제작 및 생산되기까지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수료, 현재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에서 고관절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이 교수는 제거 전용 드라이버의 생산과 판매를 위해 교원창업기업인 이노올쏘 유한회사(InnoOrtho Co., Ltd.)를 창업했다. 이번 수상은 회사 이름으로 나간 첫 발명대회에서 받은 큰 상이기에 더욱 뜻깊은 성과였다. 이 교수는 이노올쏘는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생산을 통해 정형외과 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기업이라 소개했다. 
회사를 창업하는 과정은 이 교수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분야의 일이었기에 사업화를 위한 문서화 작업 과정이나 신고와 허가를 위해 여러 관공서를 방문하는 등 어려운 점이 따르기도 했다. 의료기기의 제작과 판매에 법적인 문제는 없는지 법제처의 국가법령정보센터를 찾아 법조문과 시행령을 살피는 등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그가 직접 제품을 만들고, 회사를 창업한 이유는 정형외과 의사로서 느껴왔던 제품의 필요성과 누구보다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 있었다.
“단순한 아이디어가 특허 출원되고, 아이디어를 사장시키는 것이 안타까워 사업계획서를 쓰고, 시제품을 만들며 발전시키다 보니 제품화에 이르렀습니다.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것을 즐기는 편이기에 이 과정에서 느끼는 재미와 보람이 컸어요. 유의미한 성과를 좇다 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창업에까지 이르렀습니다.”
2022년 9월 설립한 이노올쏘 유한회사는 10월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제품 생산을 위해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KBIOHealth)과 전 공정 위탁 제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12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획득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제품의 본격적 판매와 함께 고객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개선점을 찾아가며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교수는 손상된 나사의 제거는 전 세계 정형외과 의사들에 있어 요원한 문제인 만큼 제품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후에는 수출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제거 드라이버의 국산화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였다. 더불어 제품의 법적 보호성을 제고하고자 추가 특허 및 상표권, 디자인권 출원을 준비 중이다. 이 교수는 제품 관련 아이디어만 있던 상황에서 KBIOHealth와의 협업을 통해 제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KBIOHealth와 함께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하며 정형외과 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했다. 더불어 회사의 설립과 제품화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세종충남대학교병원과 KBIOHealth의 여러 관계자 및 자신을 지지해준 가족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현재 또 다른 제품의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인 이 교수는 KBIOHealth와의 협업을 통해 시제품을 만들어 구체화해간다는 계획이다.

이정길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이노올쏘(유)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3D센서 기반 관절 가동범위 측정 연구 등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담은 연구 수행

고관절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이정길 교수는 이노올쏘 유한회사를 이끄는 외에도 세종충남대학교병원 미래의학연구원에서 의사과학자들의 의학적인 아이디어와 외부 기술을 융합한 혁신적 의료기기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연구팀은 지난해 4월 ‘AI바우처 지원사업’의료기관에 선정되어 ‘3D센서 기반 관절 가동범위 측정’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으며, 이 교수는 같은 과 이기수 교수가 책임연구자로 함께 진행했던 연구라 설명했다. AI바우처 지원사업은 AI기술이 필요한 수요처를 대상으로 AI솔루션을 구매·활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지원함으로써 AI기업 육성 및 산업디지털 전환 촉진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주요 관절의 관절 운동범위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나 전통적인 방식인 각도기를 활용한 측정법에는 한 사람이 여러 번 측정할 때마다 측정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여러 사람이 측정한 값이 제각기 다를 수 있다는 점 등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3D센서를 인식하는 컴퓨터가 관절의 각도를 측정하게 된다면 각도 측정값의 오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갖고 연구에 임했다. 해당 연구는 범부처 사업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현재는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는 가상/증강현실(AR/VR) 및 3D 재건 치료 관련 연구도 수행 중이다. 

"의료인으로서는 저를 찾아온 환자들이 웃으며 퇴원하는 모습과 건강한 걸음걸이로 외래로 내원하는 모습에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연구자로서의 보람이라면 단연 제거 전용 드라이버라는 아이디어를 제품화한 것이죠. 제거 전용 드라이버가 의료 현장에서 정형외과 의사들이 겪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의사와 환자들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은 제품을 선보이겠습니다."


‘Carpe Diem'의 자세로 환자의 건강과 생명 지켜간다

자신의 모교에서 직접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정길 교수는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사실에서 보람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의 꿈을 안고 사범대학에 진학했다가 다시 의과대학을 택했던 그였기에 학생들을 만나는 수업시간을 여전히 즐거이 기다리며 기쁘게 임하고 있었다. 그는 제자들에게 ‘1등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물론 의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자신을 찾은 환자들에게 해를 끼치는 실력 없는 의사가 되어서는 안 되기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만으로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이 교수는 환자를 만나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모든 과정은 책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친구들과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이나 교외에서의 만남, 방학 동안의 취미활동이나 자기계발, 여행을 통해 여러 경험과 지식을 쌓을 것을 권하는 그다.
“제 삶의 모토는 ‘Carpe Diem'이라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잠도 못 자고 엄청난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후배들은 이 말을 실천하기 어렵고 이해가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요. 그러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데 기여하는 의사라면 반드시 가슴에 새겨야 할 한 마디라 생각합니다.”
이 교수가 개발한 제거 전용 드라이버는 대학병원과 수련병원 위주로 판로를 개척해갈 전망이다. 그는 레지던트 시절 교수님들이 쓰는 수술장비와 기구들을 보며 성장했다며, 현재까지도 당시의 경험들을 의료 현장에 적용하고 있듯 수련병원이나 대학병원의 레지던트 의사들이 임상에서 이노올쏘의 제품을 경험해본다면 이는 자연스레 시장을 확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임상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의료 현장의 갈급함을 해소할 혁신적 제품을 선보이는 이노올쏘와 함께 이정길 교수의 활약상을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이정길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이노올쏘(유)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출처 : 월간인물(http://www.monthly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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